“그 꼬맹이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제 엄마가,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랑 이렇게 놀아나고 있다는 걸 안다면 말이야.” 흥분으로 탁하게 갈라진 목소리를 들으며 하연은 설핏 웃었다. 새빨간 거짓말을, 그는 믿고 있었다. 아마 그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 그 꼬맹이의 아빠는,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내 아이를 낳아.” 짐승의 덫에 걸렸다는 걸 깨달았을 때엔, 이미 늦었다. 야만적인 포식자는 하연을 무섭게 옥죄어 올 뿐이다. “그 꼬맹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는 거야.” 검은 눈동자 속엔 오직 하연만이 가득했다. 비틀린 집착으로, 무자비한 욕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