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첫사랑의 기억이 희붐하게 떠올랐다. 그의 맑은 눈동자와 봄날의 산들바람처럼 산뜻했던 미소. 그 미소가 눈앞의 공간을 잔잔하게 유영하듯 떠돌아다니는 듯했다. [안녕? 나 지원이야. 기억나?]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을 흐릿하게나마 구분하게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용기 내어 마음을 전해야만 봄이 찾아온다는 것을. [지금 어디야? 내가 거기로 갈게.] 지원은 다시 찾은 첫사랑을 향해 기쁜 미소를 보였다. 마치 둘만을 위해 선사된 초록 들판 위에 영원히 놓여 있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