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일이에요, 오늘.” 무심하기 짝이 없는 이건은 오직 침실에서만 소윤에게 집중했다. “눈을 떠야지. 누가 널 잡아먹는지 확인은 해야지.” 둘만의 시간이 쌓이다 보면 언젠간 이건도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을까. 소윤의 바람은 사소한 것인지, 주제넘은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 “저랑 결혼한 이유가 뭐예요?” 소윤은 초조한 마음을 숨기며 이건의 얼굴을 기민하게 살폈다. “나한테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진심을 듣고 싶어요.” 소윤을 빤히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말을 이었다.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 같았어.” 소윤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