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님. 이제 그만하세요.” “뭘 그만해.” 태준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우경은 이를 악물며 참아왔던 말을 내뱉었다. “전… 전무님을 배신했습니다. 그동안… 전무님을 기만해 왔어요.” 어렵게 토해 낸 고백에도 태준은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 움찔거리는 우경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눈을 맞췄다. 짐승 같은 시간을 암시하는 눈동자에 우경의 가슴이 두려움으로 달음질을 쳤다. “상관없어.” “네?” “니가 뒤에서 무슨 쇼를 벌였든 상관없다고.” “…전무님.” “네가 할 일은 내 옆에서 평생 이렇게 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