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그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야.” 그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그에겐 감정이 있는 아내는 필요 없었다. 그저 옆자리를 채우는 아내가 필요했을 뿐. 그런데 어떡하죠, 여보. 나는 당신의 아이가 낳고 싶어졌는데……. “우리 아기를 가져요.” 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역시나. 남편은 더없이 차가운 눈으로 날 응시했다. “너랑 나랑 아이를 갖는다고? 댈 걸 대. 주제 파악하란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