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구한 건 난데, 왜 당신 옆에 그 애가 있을까요? ‘본부장님 여자 친구도 산에서 만났다던데.’ 여자가 긴장으로 잔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진즉에 금이 가있던 유리잔은 여자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울부짖으며 파열했다. “읏!” 남자의 눈앞에서 깨진 컵이 여자의 살을 베고 떨어졌다. “손바닥 펴요.” 여자의 손목이 잘려도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신경이 쓰인다. 그것도 꽤나. “기분 참 더럽네.” 꽃뱀, 스파이.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여자. 답 없는 여자에게 홀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