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이 거칠게 시하를 벽으로 밀쳤다. “하. 가정부? 심지어 우리 집에?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거야? 송시하. 차라리 다시 만나 달라 애원이라도 해보지 그랬어. 그건 너무 염치가 없었나? 그래서 이런 식으로 다시 꼬셔보려는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뭐야?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제대로 설명해.” 그는 넥타이를 목에서 거칠게 풀어내며 인상을 썼다. 어디 한 번 무슨 변명이라도 해보라는 표정이었다. 화날 만했지. 화날 만하지. 그런데 이 상황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돈이요.” “뭐?” “돈 벌려고 들어왔어요.” “하. 진심이야?” “네. 집이 망했는데 저도 돈은 벌어야죠.” “그래서 그 많고 많은 집 중에서 하필 우리 집으로?” “네. 연봉을 많이 쳐주신다길래.” “연봉을. 많이. 쳐주신. 다길래?” 강현이 비소 섞인 입술로 시하의 말을 또박또박 따라 했다. “네.” “그러면.” 그가 그녀를 잡아당겨 침대로 내동댕이쳤다. 사냥을 시작한 호랑이 같은 눈매를 하고선. “네 말대로 돈 벌려고. 그런 옷차림에. 그것도 홀딱 젖어서. 하필이면 우리 집 가정부로.” 화가 난 것인지 웃긴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는 시하의 위로 올라탔다. “그럼 나한테 무슨 일을 당해도 이의 없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