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배경입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처음부터 그랬다. 임수진과 류경권. 그들은 서로와 맞지 않았다. 약혼식 당일 교통사고로 약혼자를 잃고, 다리를 절게 된 청림 그룹의 고명딸 수진. 고교 시절 남몰래 짝사랑했던 경권과 정략결혼 상대로 재회하지만, 과거와 달리 냉정하게 변해 버린 그의 곁에는 이미 오랜 연인인 혜영이 있다. “난 이 결혼에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내게 거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이혼만은 하고 싶지 않아요. 부모님께 더는 어떠한 심려도 끼치지 않도록.” 오직 부모님 앞에서만 수진에게 잘 대해 주는 두 얼굴의 남자. 수진이 아무리 노력해도 모질게 등을 돌리는 차가운 남자. 3년간의 허울뿐인 결혼 생활 끝에 수진은 이제 더 깨어질 마음조차 남아 있지 않다. 경권에게 상처받은 수진은 무의미한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기로 한다. 그리하여 이혼을 고하던 날, 그녀는 감히 꿈에도 바라지 못했던 말을 듣는다. “우리 이혼해요.” “내가, 임수진 씨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갑작스러운 고백 앞에 수진은 텅 빈 눈을 크게 뜨지만, 수진의 마음은 이미 갈가리 찢긴 지 오래다. “매일같이 널 증오하면서 사랑해 왔어. 그게 얼마나 지옥 같은 일인지, 넌 절대로 모를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은 경권은 혼전 계약서를 들이밀며, 아이를 이용해서라도 수진을 붙잡아 두려 하는데…. 단 한순간도 맞지 않았던 그들. 임수진과 류경권. 두 사람이 그려 낸, 부정교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