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야겠다. 이반슈타인 공작저의 지하실에. 라온 제국의 노망난 늙은 황제의 청혼을 무시한 대가는 레이브리튼 왕국의 몰락이었다. 도망간 왕녀의 대역을 하게 된 노예 멜은 피의 침략자이자 옛 주인인 제노아 이반슈타인 공작과 재회하게 된다. 가짜 왕녀 노릇을 하면서 1황자에게는 적의를, 2황자에게는 호의를, 이반슈타인 공작에게는 청혼을 받게 된 멜. 과거 멜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믿고 있는 이반슈타인 공작에게 정체가 발각된다면 필시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는, 형제들끼리의 살육의 현장이자 살아남은 단 한 명의 후계자가 탄생하는 곳. 이반슈타인 공작저의 지하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제노아 이반슈타인과 그곳에서 살기 위해 도망친 멜. 멜은 그날의 진실이 미처 지워지지 못했을, 그곳. 이반슈타인 공작저의 지하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그래서 다시 한번 살아남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