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빤히 보면, 다 보여주고 싶잖아.” 수연은 오랜 시간 목표로 했던 일성 그룹에 지원했다. 거기엔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면접부터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류이태. 나현과 친구가 된 순간부터 필사적으로 피해다녔던 친구 오빠가, 외국에 있다는 친구 오빠가 왜 한국에 있단 말인가. 합격한 것을 기뻐한 것도 잠시 지원한 마케팅 부서가 아니라 팀장의 비서라니. 게다가 그 팀장이 친구의 오빠라니. 수연은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그냥 친구 오빤데. 그 친구 오빠랑 뭘 할 것도 아닌데. 그러나 수연은 알지 못했다. 그 문제의 친구 오빠랑 이런 거 저런 거 다 하게 될 것이란걸.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 제 본능의 시발점을 이태는 절대 놓치지 않을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