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리지 마라! 본업 은행원, 부업 벨(BL)작가, 별명은 술꾼인 도라희는 격변의 30살을 맞는다. “헤어지자. 솔직히 말하면, 네 초딩 같은 몸매 질색이야.”, “이 작가는 연애도 제대로 안 해 본 듯. 하차각.”, “어머, 라희씨가 왜 승진이 또 안 됐을까? 말도 안 된다니까.” 아홉수가 따로 없지. 29살의 마지막 날, 승진도 안 되고, 남친은 같은 은행 후배 혼전임신 시켜서 결혼한단다. 거기에 첫 출간작은 별점 테러까지. 안 되겠다. 소개팅에 목숨도 걸어보고, 이직하고, 필명도 갈아엎고 산뜻하게 30살을 시작하려는데, 뜻하지 않게 ‘글밍아웃’ 당해 버린다. 하필이면 게이로 의심되는 대표한테 들키다니! “뭘 비밀로 해 달라는 겁니까? 야한 소설을 본다는 거? 그걸 쓴다는 거? 아니면, 둘 다?” 그런데 확실히 정상은 아니야, 별점 테러와 악플에 시달리는 내 글을 독점으로 구독하겠단다. 출판사 담당자보다도 더 집착광공 같은 지독한 대표님. 밤 10시마다 전화 오는데, 이거 썸 타는 건가요? 아니면 길들이는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둘 다? 잠깐만, 남자 후리겠단 말은 했지만. 이건 좀 아니지! 이혼남이 되어 돌아온 구남친과 모두의 워너비 천사 과장님, 거기에 신원 미상의 스토커 받고, 내친김에 대표님과 어쩌다 동거까지? 그래서 단짝은 누구라고? 에라, 술이나 먹자! 인생이 시트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거 하나 없는 도라희의 대환장 로맨틱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