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6년간의 연애에 끝을 고했다. 애써 덤덤한 척하는 노을의 목소리에 시현이 차가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농담, 난 별로 재미없는데." "재밌으라고 한 말 아니야." "그럼 더 별로고." 시현은 비웃음이 섞인 짧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런 관계도 괜찮다고 한 건 너였어." "……그러니까. 이제는 안 괜찮아서 그만하겠다고." "글쎄. 그럴 수 있을까?" *** 길었던 연애를 그렇게 끊어 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게 왜 날 버려." 시현은 다시금 노을의 삶에 얽혀 왔다. "날 이용하면 되잖아." "……." "네가 진심이었던 만큼, 딱 그만큼만 날 이용해." 나는 너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