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하루의 숨이 나봄의 얼굴 위로 뜨겁게 쏟아져 내렸다. “선을 긋겠다는 건지 단순한 걱정인지 말이야.” 전자라면 다가가는 방법을 바꿔야 하고 후자라면 조금 더 속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겠다. 길진 않아도 숱 많은 속눈썹은 그의 눈매를 진하게 만들었다. 감히 피할 수 없게 그윽한 눈길이 떠날 생각을 하지 않자 심장박동이 점점 더 빨라졌다. 두근두근. 이러다 심장이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멍청한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응? 나봄아. 말해봐.” 이렇게 가까이에서 무슨 말을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겨우 시선을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끈질기게 따라붙는 그로 인해 다시 부딪히길 여러 번. “꼬리 쳐줄까?” “……뭘 쳐?” “살랑살랑 흔들리다가 훅 넘어올 수 있게 꼬리 쳐줄게. 안쓰러운 남자 불쌍히 생각해서 넘어와 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