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죽었다.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가문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어 타들어 갔다. “……난 너 같은 괴물한테 절대, 절대 안 죽어. 아니 못 죽어!” 살인귀라 불리는 공작 앞에서. 기어이 나까지 죽이려 하는 그의 앞에서. 베리타는 자기 심장에 칼을 박고 과거로 돌아갔다. 그리고……. “제가 할게요, 그 혼인.” 베리타는 예정된 절망을 막기 위해 언니 대신 살인귀와 결혼하기로 한다. 복수의 칼을 쥐고, 오만한 그의 심장에 찌르리라. 그 생각만 하며 겉으론 그를 사랑하는 척.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그러나 복수의 칼을 갈던 베리타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가 실은 세상이 낳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