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결혼이었다. 첫사랑과의 결혼, 얼핏 보면 낭만적이고 구원과 다름없었으나 실상은 비참하였다. 그렇게 몇 년을 외로이 지내다,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엘렌티아 로웨인은 더 이상 그 무엇에게도 휘둘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시작부터 어긋난 관계에도, 익숙해진 체념에도 더는 얽매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니 남은 생이라도 붙잡아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했는데……. “이혼해 주세요. 전 그걸 원합니다.” “이혼은 해 드릴 수 없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을 한 남편이 쫓아왔다. “그동안 당신을 지켜봤습니다. ……당신을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이제 와 이기적인 사랑을 고백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