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있어. 정말이지 쉬운 여자였어. 에블린.” 한없이 다정하던 남편과, “내 발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경의를 표하는 게 도리에 맞을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에블린?” 절친한 친구의 배신으로 불에 타 죽은 뒤 기적처럼 다시 살아난 에블린. 이번 생엔 달라지기로 하는데……. *** 그녀의 앞에 나타난 의문스러운 남자, 카시안 네이피어. “내기를 했으면 하는데, 응하시겠습니까?” “……뭘 걸고요?” “서로의 평생을 걸고?” 서로의 평생이라니, 설마? “노예가 되라, 그런 뜻으로 하시는 말씀은 아니겠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 있겠군요.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에블린에게 노예가 되라며 해사하게 웃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