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린 욕망을 가진 만화가의 의뢰를 통해 태어난 휴머노이드 '제로'. 자신의 배터리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제로는 몸을 고치기 위해 제작자 '마나'를 찾아가 그의 집에 머물게 된다. 어느 날 외출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 마나를 기다리며 홀로 저택을 지키던 제로는 비가 내리는 깊은 밤 저택에 들이닥친 침입자를 기절시키는데. 침입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제로가 TV 스크린 너머로 사랑에 빠졌던 배우 '루이스' “내 이름이 뭐지?” “제스터.” 하지만 눈을 뜬 루이스는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묻는 그에게 제로는 루이스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이름을 덧입힌다. “웨더. 그게 내 이름이야. 성은 없어.” “…….” “그리고 우리는 연인 사이야.” 제로의 거짓말에서 시작된 어딘가 수상한 관계. 루이스는 자신을 저택 안에 고립시킨 채 악취 나는 재킷과 헬멧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는 제 연인의 정체를 의심하면서도 그의 다정한 집착에 기꺼이 몸을 맡기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의 문을 내리치는 커다란 소음과 함께 안온했던 두 사람의 일상이 깨지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