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속에 있는 그거, 내 아이인가.” 아기를 지키기 위해 남편으로부터 도망쳤다. 사랑 없는 정략혼이었고, 남편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었다. 도망친 저를 찾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마법처럼 예진의 앞에 나타났다. “이 아이가 당신 아이가 아니라는 건, 당신이 더 잘 알지 않나요?” 침착하게 거짓을 고했다. 새빨간 거짓말에 그는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는……. “그래. 내 아이일 리가 없겠지.” 예상대로 그는 거짓에 수긍했다. 한숨 쉬며 말하는 표정은 굉장히 복잡해 보였다. 이내, 그가 예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에는 불온한 욕망과 미친 집착이 도사리고 있었다. “유예진 넌, 더러운 여자야. 그러니까 다른 남자 애나 배고 있는 거지.” 그는 부풀어 오른 배를 손바닥으로 짚으며 조소를 던졌다. “걱정 마. 내가 다시 깨끗하게 해 줄 테니까. 내 품에 안기면 모든 게 완전히 정화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