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괴도 마린의 정체가 애쉬테드 공작가의 영애일 줄은.” ⠀ 그의 선공격에 릴리는 더 차분해졌다. 어차피 둘만 남았으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인가. ⠀ “협박하시는 건가요?” ⠀ 릴리는 그를 노려보았지만 연약한 가문의 영애 모습으로는 전혀 위협적 일리 없었다. ⠀ “개인적인 감상일 뿐입니다. 그건 그거고, 할 일은 합시다.” ⠀ 그가 쇼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훌쩍 높아진 시선에 깜짝 놀란 릴리가 그를 바라보았다. 릴리의 눈빛이 금세 촛불처럼 흔들렸다. ⠀ “무, 무슨.” “침대로 갑시다.” “네?!” ⠀ 그날 밤처럼 또 휘둘렸다. reummy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