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남자? 네 인생에 그런 새끼는 영원히 없어.” “대표님, 여기서 저한테 하셨던 말 기억하세요? 저한테 사귀자고 하셨던… 그 제안이요.” “그 답변 이미 끝난 거 아니었나?” “아뇨. 제 기억에는 아직 정식으로 답변드린 적 없는 거로 압니다.” “…정식으로 답한 적이 없다?” 입술을 비틀며 웃은 강우가 꾹꾹 제 미간을 신경질적으로 눌렀다. “아주 잠깐 대표님 같은 사람하고 만나면 나도 편하게 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어요.” “어째서.” “저는… 저하고 어울리는 편안한 남자를 만나서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대표님같이 부담스럽고 화려한 사람이 아니라 같이 있으면 편안한 그런 사람.” 무거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잠시 후, 강우의 입에서 조롱하는 듯한 말이 흘러나왔다. “너한테 어울리는 편한 남자? 그게 누군데. 삼십 년을 살아도 없던 편안한 남자가 네 인생 어딘가에서 너를 기다리고 서 있을 거 같나?” “…그건 제 인생이고, 제가 알아서 할 일이에요. 전 단지 그날 저한테 하셨던 제안… 이제는 해드려야 할 거 같아서 뵙자고 했고, 지금 그 답변을 드리는 거예요.” “서주영, 착각하지 마.” “…….” “편안한 남자? 네 인생에 그런 새끼는 영원히 없어. 불편하고 질릴 만큼 숨 막혀도 앞으로 네 인생에 남자는 나 하나일 테니까.” 표지 일러스트 By 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