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정의할 수 없는 지금, 우리는 지구를 떠났다. 그저 붉은 꽃만이 우리의 희망이라 여기며 가슴속에 푸른 줄기의 꽃들을 품고 살아간다. . . . “야 김현재. 진짜 할 말 없냐?” “할 말? 내가 뭘?” “그 망할 프로텍터 덕분에 우리 집도 망하게 생겼다고.” “망할 집이라도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일 아니야?” 그리고 어쩌면 그 희망을 버리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편감을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