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렇게 고민해? 옆에 두 장정 놔두고.” 그 말에 다솜이 경악했다. 한 놈은 돼지라면서 맨날 사무실에 쳐들어 와있고, 한 놈은 언제 놀릴까 타이밍만 재고 있는데. 대체 누굴요? “골라보던가.” “그래, 쏨. 골라봐.” 재밌다는 듯 나란히 들려오는 두 목소리에 다솜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미친 거 아니야?” 그때 정신 차리라면서 술을 뿌렸어야 했는데……. "너, 너 미쳤어? 우재원!" 투둑 떨어지는 셔츠 단추에도, 바들바들 떠는 목소리에도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너, 나 어떻게 보려고 그래?" "말했잖아. 더는 그 알량한 친구도 못 해먹겠다고. 아니, 안 한다고." "끝이야, 너랑 나." 끝이라는 말에 재원의 손끝이 잠시 멈칫했다. 이내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재원은 희미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발. 끝내자, 다솜아. 그 빌어먹을 30년 지기 소꿉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