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현아!” 나를 부르는 익숙한 정감있는 저음- “잘 지냈어?-” 그는 나를 와락 안을 기세로 내쪽을 바라보며 인사한다. “아-어…” 이곳에서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다. 내 전 남편- “누나!-” 유현이가 달려와서 티켓과 팝콘을 바로 건네준다. 나만 바라보고 있어서 내가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 중인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동선이 겹쳐져 있던 것인지 인식이 없는 듯 보였다. “들어가자~ 저번에 이 맛 먹어 보고 싶다 했지?” “응, 응- 고마워” 나는 일단 유현이에게 말을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에게도 일행이 있었다. ‘그에게 저런 어린 사촌 동생이 있었던가?-’ 앳띤 얼굴을 한, 그만큼이나, 토실토실하고 향긋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대생이 그에게 팔짱을 꼈다. *** “야, 요즘 회사원들끼리는 팔장도 좀 낀다더라-넌 그것 가지고 유세냐~!” 그의 동료들과 같이 술을 먹다가, 그의 상사가 나의 손을 슬며시 잡아버리는 데, 뒤에서 그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지나와서 섭섭해진 내가 따진 날이었다. 처음에는무심히 물어보았지만, 내가 삐져서 뒤돌아 눕자 시큰둥했던 그는 되려 화를 내며 픽- 던진 대사였다. 나를 절절하게 사랑했던 그, 나를 위해- 이혼을 선물해준 그는 결혼 생활 내내 내 옆에 있던 것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