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키스해도 돼요?” 서우의 까만 밤처럼 짙은 동공이 예진을 집요하게 좇았다. 마지막으로 봤을 땐 늘 장난기가 가득했던 눈이었는데 어린아이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안 돼.” 예진은 그의 넓은 가슴을 간신히 밀어 냈지만 돌덩이 같은 몸은 밀리기는커녕 더욱 가까워졌다. “단 하루도 선생님을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어요.” “거짓말…….” 예진은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거짓말 아닌데.”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꼼짝하지 못하는 예진을 비웃는 것 같았다. “열어요.” 그가 예진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정염에 쌓은 그의 목소리는 그녀가 아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의 치기 어린 도발에 넘어간 그녀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