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름이 뭐야.” 내짓는 표정 하나하나가 가히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그에게 그대로 되갚아줬다. “보기에도 끔찍한 애, 이름 알아서 뭐 하시게요?”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것 같던 그를 다시 만난 날은, 27살의 겨울이었다. 상상도 못 했다. 그의 파트너가 될 줄은. 그의 육체를 가질수록 마음도 갖고 싶었다. “이제 오지 마.” 붉게 피어오르던 욕망은 단숨에 끊어졌다. “난 당신을 만난 걸 후회해요.” 후회했다. 그를 만난걸. 하지만 먼저 끝을 냈던 그가 감춰진 제 속내를 드러냈다.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든, 저주할 생각이든.” 단단히 잡혀 빠져나올 수 없었다. “내 옆에서 해.” 그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