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간의 정략결혼이었지만, 송아는 도현을 사랑했다. 여느 부부처럼 눈에 꿀이 떨어질 정도로 달달했고 뜨거웠다. 하지만 그 달콤함도 잠시, 언젠가부터 도현의 차가운 등을 마주할 날이 많았다. “사랑해요. 처음부터, 지금도 사랑해요.” 사랑의 외침을 듣지 않고 돌아선 그를 쫓아간 날,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세상은 달라졌다. 해리성 기억상실증. 그와의 행복했을 3년의 결혼 세월이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그 사람의 애인이 저를 찾아왔을 때 기억 속 사랑은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이혼해요.” 그에게, 이혼을 청구했다. “당신을 향한 신뢰가 없어졌어.” “난 너와 절대 이혼하지 않아.” “……날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굳은 표정의 도현을 마주한 송아는 가능성이 바스스 부서졌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