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인 서우진을 2년째 짝사랑하고 있는 희봄. 자신과는 입장이 극명하게 다른 데다 약혼 상대까지 있는 우진이기에 애써 그를 향한 마음을 접어 보려 하지만, “내 약혼자랑 자 줬으면 해요.” 어느 날 우진의 약혼녀, 인경이 나타나 그를 유혹하라며 뜻밖의 제안을 건넨다. “저는 절대로 서 전무님과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앞으로 그럴 일도 없고요.” 다른 남자와 밀회하기 위한 인경의 계획에 절대 동참하지 않겠다고 거절하는 희봄.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불운 때문에 희봄은 결국 인경의 요구를 받아들여 우진과 동침하기에 이른다. “이희봄 씨 나랑 잘 겁니까?” “…전무님만 괜찮으시다면요.” “그 말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습니까?” 거래라는 이름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사랑. 진심을 숨긴 채 오해와 상처만 남은 두 사람의 관계는, “날 좋아하지 않아도 이제 상관없어.” “…….” “하지만 아이를 지우는 건 절대로 허락 못 해.”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향해 가는데…. *** “다른 사람이 내 앞에서 이따위로 행동하면 다시는 안 쳐다볼 텐데, 너는 평생을 봐도 안 질릴 거 같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눈치만 보는 희봄에게 우진이 손을 뻗어 한쪽 뺨을 감쌌다. “먼저 자자고 했다가 이제 끝이라고 했다가 다시 자자고 했다가.” 그가 엄지로 희봄의 입술을 쓸며 말을 이었다. “아까도 그래. 일부러 속을 긁으려는 게 훤히 보이는데도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고 싶단 말이지.” “…….” “전화해. 동생한테.” “아니요, 저 집에 갈 거예요.” “아니. 너 오늘 못 가.” 자리에서 일어난 우진이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니까 미리 연락해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