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끼 말고 나랑 해, 결혼.”
죽기보다 싫은 정략결혼을 앞두었을 때,
잊었던 옛사랑이 찾아왔다.
“왜 저랑 결혼하려는 거예요?”
“단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거든.”
이은의 물음에 태준은 담백하게 대답했다.
그는 와인잔의 늘씬한 목 부분을 느릿하게 매만졌다.
허공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뒤엉켰다.
“설이은에게 버림받던 그날을.”
태준이 힘주어 와인잔의 목을 움켜쥐었다.
마치 그의 손아귀가 이은의 목을 향하는 듯했다.
챙강, 기어코 와인잔의 목이 깨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