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쓰레기. 타고난 개새끼. “그렇게 보는 게 나쁘진 않은데.” 헤드레스트에 기댄 그가 태연히 고개를 비틀어 유정을 내려다봤다. “세울 뻔했어.” 제 귀를 의심하는 그녀의 눈이 커진다. 정유정은 일상의 관성에 무너지지 않는다. 연약하면서도 위태롭게, 그러나 분명하게, 가슴에 내리꽂힌다. 볕에 부신 눈을 어쩌지 못한 사람처럼 그가 눈살을 찌푸린다. 볼품없이 시들 줄 알았던 그깟 마음이 이렇게 그를 배신할 줄이야. 시간이 그를 비웃듯 그녀는 명백히 살아남아 비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