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이틀 전, 신부가 사라졌다. 사라진 쌍둥이 동생을 대신하여 가짜 신부가 된 것은 백화 그룹의 애물단지, ‘남편 잡아먹는 여자’ 백이림. 반나절짜리 대역에 불과했던 이림은 의도치 않게 동생의 정략혼 상대인 레위 K. 그레이와 밤을 보내게 되는데. “난 욕 나올 만큼 좋았습니다. 백이림 씨랑 하는 거.” 신부가 가짜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남자는 숨이 막힐 정도로 위험한 미소를 지었다. “그냥 즐겨요, 어젯밤처럼. 진짜가 돌아올 때까지.” 서늘하다고 생각했던 헤이즐 색 눈동자에 뜨거운 정염이 서렸다. “떨지 마. 우리가 침대에서 저지른 나쁜 짓은 평생 둘만의 비밀로 하면 되니까.” “이건 죄예요. 끔찍한 죄.” “그렇지. 당신은 나와 공범인 셈이고.” 희게 질린 그녀의 귓전을 이로 긁어낸 레위가 무서우리만치 유혹적인 음성으로 속삭였다. “일단 한 번 더 할까. 회개는, 때가 되면 하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