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주석 씨 사랑해요. 못 헤어져요.” 촥-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뼛속까지 시린 냉수가 온몸으로 날아들었다. “네 입장이야 뻔하지. 집안도 망했겠다, 빚도 많겠다. 우리 주석이 등에 빨대 꽂아 사는 게 유일한 동아줄이겠지.”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면 네까짓 게 뭔데 우리 주석이랑 결혼하려 하냐고!” 결혼식까지 딱 한 달. 한 달만 남겨 둔 상태였다. 부친의 회사가 부도나며 채영은 파혼 위기에 처한다. “……사랑한다니까요.” 모든 걸 다 잃어도 끝까지 붙들고 싶었던 남자였다. 하지만 채영은 현실을 이기지 못해 결국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 * * “그때 왜 도망갔어.”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한 채영 앞에 나타난 전 약혼자, 남주석.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채영을 떠나보낸 그의 시간은 지옥과도 같았다. 동등했던 관계는 명확한 갑을 관계로 변했다. “나랑 자고 싶어요? 미팅도 그래서 부른 거였어요?” “그래. 꽤 잘 맞았잖아, 우리.” “…….” “몸은.” 인생을 건 회사를 지키기 위해 채영은 전 약혼자의 덫에 기꺼이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