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하는 거 어때요?” 몰래 짝사랑하던 태혁과 정략결혼 한 지 1년. 그리고 그에게 한결같이 외면당한 지 1년. 결혼 후 매달 여자 향수 냄새를 묻히고 왔지만, 태혁이기에 모두 감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첫 번째 결혼기념일, 여전히 무심한 그의 모습에 지친 아린은 무거운 말을 꺼낸다. 갑작스러운 제안에도 덤덤한 태혁의 모습은 그녀에게 더 큰 상처로 다가온다. 초라한 결혼 생활의 끝에 선 아린은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을 한다. “대신 조건이 있어요.” 미련을 없애려면, 남은 감정을 모두 떨쳐내려면 이 방법뿐이었다. “저랑 한 번만 자요.” 아린은 1년 동안 한 번도 몸을 겹치지 않았던, 부부 같지도 않았던 관계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