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를 모른 척하는 겁니까?” 임신한 몸으로 기억을 잃은 채 떠돌다 하녀로 살아가게 된, 라리아나. 그녀의 앞에 아들과 같은 얼굴을 한 남자가 나타난다.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내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나를 모른 척하지 말아요.” 대제국의 공작이라는 이 남자는……, 왜 고작 하녀인 자신을 잘 아는 것처럼 구는 걸까. 왜 마치 제게서 버림받은 것같이 구는 걸까. “공작님. 혹시 저를 아시나요? 제가 누구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라리아나?” “……저는 기억을 잃었어요.” 조금 전 버려질까 두려워 떨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의 표정은 기쁨과 환희에 차있었다. 그는 눈물 뚝뚝 떨어트리며 웃어 보였다. “난 당신의 남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