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는 곧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 “제발 하준이 만나게 해줘.” “만나서 뭐하게? 그 새끼 오늘도 여자 데리고 나갔어. 야, 우리 클럽에서 유하준, 뭐라고 부르는 줄 알아?” 세상이 뭐라 하든 세나는 하준을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하준은 불안한 눈빛으로 달빛 가득한 창밖을 올려다보았다. “규칙 1. 내 몸에 손대지 말 것, 규칙 2. 말하지 말 것, 규칙 3. 내가 잠들면 이걸 챙겨서 떠날 것.” 만월이 뜨는 밤이면 불안에 떠는 남자 유하준, 그런 하준을 이해해 주는 여자 이세나. 둘은 다른 듯 닮은꼴이었다. “안 되겠다. 야, 이세나. 이제부터 네 보호자는 내가 한다.” 보호자라는 말에 세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득 들어찼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준은 세나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밀어내었다. “너라는 애도, 나라는 애도. 참…….” 하준의 목울대가 쉼 없이 오르내렸다. 같은 부류는 서로를 알아보듯, 가정이란 울타리 없이 자란 두 사람은 서로를 채워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