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딱, 아홉 번만 자자. 두 자릿수가 넘어가면 쿨해지기가 쉽지 않아.” “콜!” 사람 마음이란 게 어디 무 자르듯이 딱딱 잘리는 것인가. 말은 그렇게 해도 아홉 번이 열아홉 번, 스물아홉 번, 백만스물한 번……, 그렇게 쭉 고고씽하는 거지. 그러나 착각이었다. ‘설마’는 늘 사람을 잡는다더니, 그놈은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버렸다. 정말 딱, 아홉 번을 끝으로. 그리고 10년 후, 하필이면 그 남자와 그 여자는 그곳(?)에서 재회한다. “이게 누구셔?” “헉!” 10년 만에 모텔 복도에서 마주친 두 사람의 눈이 이글이글 얽히며 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