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나이트가운은 채 여미지도 않고 너풀거린다. “설마 그쪽도 여기서 잔 거에요?” “네.”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대답 한다. 부끄러움이 없는 자인가, 아니면 영화에서나 보던 감정 바사삭, 사이코패스인가? 뭐, 싸패? 당장 신고전화 해야하나? 아니 전화가 먼저가 아니다. 여기서 어떻게 빠져 나가지! “수선떨지 말고 앉아요.” 혹시 감금되는 건가? 소윤의 머릿속엔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순간 그녀는 제 몸을 살폈다. 옷은 멀쩡하게 입고 있었다. 혹시 싶어 조심스레 제 가슴을 더듬거려봤다. 잘 때 속옷을 벗어놓고 자는 버릇이 있는데. 다행히도 어깨 근처에 걸리는 속옷 라인이 느껴졌다. 헙, 옷을 도로 입혀 놓는 변태인가? 그런 거라면 변태 중 상 변태, 최고위험 아닌가. 아니야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자. 그래도 온몸이 찌뿌둥하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픈 건 여전했다. * * * 축! “레지던스 상품권 당첨” 원룸 탈출에 신난 소윤. 하지만 옆집에 그가 살 줄이야! 1인 기업 대표인 소윤과 수조 원을 움직이는 액셀러레이터 민준. 두 사람은 멘토링 기업으로 연결된다. “나도 대표고 당신도 대표인데 왜 자꾸 나만 작아지는 거 같지.” 민준은 과거를 파헤치려고 일부러 소윤을 제 옆에 둔 것이지만 소윤은 그것도 모른 채 성공을 위해 돌진한다. 속도 조절이 없으면 사고가 따르는 법. 그 사고가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는 일이라면? 와 이거 부실 공사인데? 둘사이의 과거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과연 둘은 어떤 관계를 유지할수 있을까.ryebread210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