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 결혼 절대 못 해. 나라면 모를까.” 아버지가 일하는 회장님댁의 질 나쁜 도련님 차진하를 좋아하면서, 순조로운 유은호의 삶이 꼬여버렸다. “너보다 잘 맞는 여자가 생길 때까지 너랑만 잘 거야.” “대신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도록 감정 없이, 잠만 자요. 사랑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면, 할게요. 쉽고 편한 사이.” 뜨겁고 아팠던 처음의 상처만 남기고 떠난 첫사랑은 5년 만에 지독한 악마가 되어 돌아왔고……. “나는 당신을 정리할 거예요.” “꼭 사랑이라도 바라는 여자처럼, 애처로운 눈빛으로 보니까 우습잖아. 너 따위가 뭐라고. 침대 위에서나 쓸모 있는 몸뚱이.” 아프지만, 토씨 한 개도 틀린 말은 없었다. 그래. 내가 뭐라고……. 감히 그에게 어떤 존재도 될 수 없는 사람인데. “나에게 울면서 매달리고 애원해, 네가 잘하는 그거. 어디까지 사람을 미치게 하는지 두고 볼 테니까.” 결국 너는 나에게 올 텐데. 내 품에서 아파하고 망가질 텐데. 예쁘게 울면서 매달릴 텐데. “임신이라도 하든가. 혹시 알아? 내 새끼를 봐서, 나를 죽도록 싫어하는 가엾은 너를 친절하게 거둬줄지.” 그는 욕망의 소용돌이 끝에서 처음 갈망하던 감정을 떠올렸다. 뭉클했다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너저분한 기분의 정체를 정의 내릴 수 있었다. 너를 가지고 싶다는 위험한 소유욕에 휩싸인 <개 같은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