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디딤돌은 두발로 동시에 뛰어 디뎠다. 그러고는 이제 막 가게 바로 앞, 첫 번째 계단에 발을 올리려던 참이었다. 딸랑, 끼익- 오래된 목재 문, 뻑뻑한 경칩의 비명과 함께 문에 달린 종이 요란하게 울었다. 유난히 높이가 낮은 문에 구부정하게 몸을 숙여 나오던 남자는 몸이 밖으로 완전히 나와서야 고개를 들 수 있었다. 나비는 한 칸 아래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어 발끝에서부터 서로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세련된 구두, 질 좋은 정장, 저보다 한 뼘은 넘게 클 키. 나비의 시선이 천천히 남자를 훑었다. 그러다 모든 상상이 사라진 그 순간. “리안?” 입에 박혀 있는 줄 몰랐던 이름이 툭 하고 떨어졌다. #재회물 #트라우마 #성장여주 #첫사랑 #아카데미과거 #쌍방구원 메일: rmaauthor@naver.com/미계약작 표지 artv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