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 가진 거 말 안 했냐니까.” 아이를 낳으면 그의 마음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사랑을 구걸하는 꼴밖에 되지 않아서 새아는 침묵했었다. 정략결혼 상대지만, 그에게 자신이 어떤 의미라도 되기를. 그런 애틋한 바람은 두 번의 유산으로 끊어졌다. 그리고 사랑이라 믿었던 남편이 두 번째 결혼기념일에 말한 이혼. “……우리 이혼하자.” 그런 그가, 1년 만에 다시 나타나 새아를 뒤흔든다. *** “이혼하자고 해서 해줬잖아요. 이제 와서 왜 이러는 건데!” 새아는 소리를 지른 뒤, 깨달았다는 듯 단추를 풀어나갔다. “……너 뭐 하는 거야.” “당신이 원하는 게 이거 아니었어요?” 수렁의 한가운데 서서 우혁은 생각했다. 지금에 와서야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한들. 새아에게 자신은 여전히 과거에 고여 있다. 그딴 자신은 새아한테 나쁜 놈 취급 당해야 하는 게 맞다. “어차피 쓰레기 된 거, 그래. 가보자, 끝까지.” 어쩌겠어, 내가 너 없이는 안 되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