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 날 사랑해 줘요. 이 세상에서 제일.” YN그룹의 허수아비 장녀 윤세인은 뜻밖의 인물과 선자리에서 재회한다. “신도혁입니다.” 세인은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5년 전 뉴질랜드에서 하룻밤을 보냈던, 그녀가 사랑을 달라 애원했던 남자. “윤세인이었군. 궁금했습니다. 당신 이름.” 놀란 그녀의 동그란 눈이 도혁을 향했다. “사랑한 여자 이름도 몰라서. 비록 하루였지만.” *** YN그룹의 장녀답게 세인은 사소한 행동 하나까지 기품이 흘러넘쳤다. 아쉬울 것 없이 남들에게 사랑받으며 자랐을 테다. 지금 그녀가 입고 걸친 것들도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였다. “가족을 다 잃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게 모두 거짓이었다. 재벌가 따님의 동정 코스프레였다니. “대단한 사연이라도 있는 여자인 줄 알았더니, 얌전 떠는 부잣집 딸의 탈선이었나 보군요. 아니면 따분한 인생 다른 사람인 척 하룻밤 즐기는 문란한 취미를 가졌거나.” 서늘한 도혁의 목소리가 세인을 휘감았다. “오늘은 안 합니까?” “네……?” “같이 자 달라고 하는 거 말입니다.” “…….” “그때처럼 애원하면 한 번쯤 자 줄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