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래 보입니까.” 서이 가의 아름다운 사생아 정하연. 아버지인 정 회장에게 그녀는 값비싸게 팔아치워야 할 상품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는 가진 것 하나 없는 고아가 제 물건인 하연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하연의 연인이었던 서도준을 철저히 망가뜨렸다. 그로부터 8년 후, 도준은 망해가는 서이 그룹의 감사이사로 돌아왔다. “참 한결같아. 너나, 네 아버지나.” “…….” “사람을 그딴 식으로 만들어 놓고.” 그는 비릿하게 웃으며 하연의 옷깃을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애써 꾸민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이렇게 예쁘게 웃는 걸 보면 말이야.” “그건… 그때 보상을 한 걸로 압니다." “큭. 돈이면 다 된다는 거네.” 그는 재미있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해보려고.” “무슨 뜻이에요?” “글쎄. 그게 무슨 뜻일까.” 도준은 하연의 옷깃을 놓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연은 그가 오는 만큼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하연의 등이 벽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궁금해?” 도준은 그녀의 목덜미를 확 끌어당겼다. 그러자 하연의 입술이 그의 입가 아래 놓였다. “내가 너를 어떻게 먹어 치울지.” 도준은 그녀를 집어삼킬 잔혹한 짐승이 되어 매혹적으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