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후, 소설 속 최애와 만나자마자 탈덕했다. 황태자와 대립하며 흑막으로 등장하는 아사드 울리엘 대공. 그는 아찔한 미모를 제외하면 건질 게 없는 싸가지였다. 원작 여주인 동생이 황후만 되면 조연인 미아의 인생도 상팔자 익스프레스 행. 미아는 빙의자라는 걸 들킨 김에, 아사드의 비서관이 되었다. 모든 것은 여동생 앞에 황실 행 고속도로를 깔기 위해서. 그런데 이거……생각보다 쉽지 않다. 새벽부터 격무에 시달리는 건 기본, 대공의 적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수차례. “방금 한 얘기가 기억도 안 나다니. 비서관은 벌써 치매인가?” 뭣보다, K-상사 패치가 되어 있는 아사드의 모욕을 견뎌내야 한다. ‘두고 봐. 황후의 언니가 되기만 하면 넌 내가 꼭 후회하게 해 준다.’ 그렇게 벼르고 있던 어느 날……. “질게, 책임.” 방금 뭘 들은 거지? 채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미아의 목 뒤를 감아쥐었다. 그의 황홀한 얼굴이 시야에 빼곡히 들어찼다. “그럼 더 이상 내가 참을 필요 없잖아.” 저도 모르게 눈을 꼭 감은 미아를 보고 아사드가 살포시 웃었다. “긴장돼?” 그가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진짜 책임질 일은 지금부터 할 건데.” ……아무래도 상사가 미쳐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