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희, 너 나 몰라?” 얼룩진 과거 따위를 지우고, 재벌가의 후계자와 곧 약혼할 연희 앞에 첫사랑 재하가 나타난다. 약혼자의 친구로, 그녀의 소송 건을 맡은 변호사로. “처음 뵙겠습니다. 서연희예요.” “…….” 연희는 그를 모른 척하기로 한다. “여자가 아프면 그렇게 매번 재하 씨 집으로 데려가나요?” 그래놓고 연희는 그의 앞에 서면 불쑥불쑥 제 마음을 드러내놓고 만다. “…바람둥이세요?” “바람둥이?” “이런 식으로 작업 걸면 여자들이 넘어오나요?” “글쎄. 이렇게 해 본 적은 없어서.” 재하가 연희를 보며 한발 다가섰다. “어렸을 때는 어땠습니까?” “무슨… 말이죠?”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우리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까?” 연희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