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는 21세기에 결혼 상대를 예식장에서 처음 보았다. 「변태 새끼가 무슨 짓을 하든 참아라.」 좋은 혼처가 생겼다며 황당한 결혼을 주선한 아버지가 남긴 말에 겁을 먹은 수지는 ‘네.’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왜 저랑 결혼했어요?” 그 질문에 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준호와 아버지가 어떻게 엮인 건지, 수지는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준호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수지 씨가 모르는 게 많아.” “하지만 준호 씨가 좋은 사람인 건 바뀌지 않아요.” 그를 위해선 이혼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