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해 5년간 짝사랑했던 첫사랑, 에녹 벤터스 공작. 하지만 그와 결혼한 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멸망한 신성 왕국의 공주이기 때문일까. 자신을 무시하는 하녀부터 계속해서 괴롭히는 선대 공작 부인, 한 자락의 애정도 주지 않는 남편 에녹까지. 서러운 2년이라는 시간이 덧없이 흘렀다. 그래서, 그녀는 결심했다. “…신전으로 이혼 청구서를 보냈더군, 아슬라.” 제일 환영할 거라 여겼건만, 왜 화를 내는 걸까? 강렬하게 타오르는 그의 눈이 뭘 뜻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데… 더 당황스러운 건, 이 이혼 청구서에 테르스 신이 직접 신탁을 내렸다는 거다. <이 이혼, 나는 반댈세.> 결국 이혼 청구서는 기각되고, 에녹마저 이혼하지 않겠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