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끼리 정략결혼을 했지만, 말도 섞지 않았고 곧 이혼할 계획인, 남보다도 못한 사이였다. 천재 개발자이자 뉴크의 CEO, 이준혁. 박성 그룹의 차녀, 박소영. 두 사람은 서로를 경멸했고 서로를 지독히도 할퀴었다. 그런데 이 여자… 예전의 기억을 까맣게 지운 듯,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구는 이유가 뭐야.” “내가 그동안 못된 년이었던 거 알아. 그래도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무슨 기회?” “이준혁. 나 좀 사랑해 주라.” 설마 기억을 잃은 거야? 우리 사이가 어땠는지 잊은 건가? 흔들리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낯설어진 소영의 모습에 자꾸 마음을 빼앗겼다. 단단했던 그의 방어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준혁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 여자를 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