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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폐하께 비취색허브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10화 10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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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폐하, 폐하의 나이도 있으신데 후궁전을 채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가 들으면 꼬부랑 영감이 되어 죽다시피 하는 나이로 생각하겠군.” “허나 선선왕先先王 전하께선 폐하의 나이에 벌써 측실 열다섯, 자식이 마흔이 넘었습니다!” “그 말을 어마마마께 그대로 전할 수 있나?” “그, 그건…….” 나이가 많은 여성 대신들이 꿍얼거리며 말을 삼켰다. 그 자리에 유일한 남자이자 메사크에로의 황제인 아세로크는 한숨을 푹 쉬었다. 메사크에로 황가 대대로 내려오는 특유의 적색의 긴 머리카락이 살랑거렸고 아세로크는 턱을 괴곤 물었다. “그대들은 매번 똑같은 일을 반복한단 말이지. 내 할바마마이신 테리판 선선왕 전하를 언급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 꼭 거듭해서 말을 꺼내더군.” “하지만 폐하께서 후사를 만드시지 않으시기에-” “후사 이전에 우리 선왕 폐하께서 자네들을 경칠 것 같네만.” 황제에게 대들며 말대답을 하던 대신 무리들이 헉, 하고 숨을 마셨다. 뒤를 돌아보니 아세로크와 똑같은 색의 적발을 찰랑이는 여인이 으름장을 놓으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왕인 나의 명을 무시하고 선선왕 전하를 언급하는 게 꽤 재미있나 보구나.” “폐하, 그게 아니오라, 저흰……!” “그대들의 근무지를 다른 곳으로 바꿔줘야겠군. 그래야 더 듣기 싫은 소리를 안 들을 테니까, 응? 허리가 후들거린다는 기록실로 옮기면 참 즐겁겠어? 한 두 개도 아닌 점토판 덩어리를 옮기고 치우고 기록하는 일들 말이야.” 완숙한 여인이 대신들을 향해 으르렁거리자 대신들이 그대로 쪼그라들었다. 어쩌면 즐기고 있는 듯한 모양새의 그 여인을 향해 아세로크가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에메사 선왕 폐하.” “예. 무슨 일이신지요, 황제 폐하?” “사실, 그들이 바라는 대로 후궁에 사람을 채우면 어떨까 싶긴 합니다만.” “……어머!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것 맞나요? 내 아들이 지금 후궁이라고 말했어?” 아세로크의 한마디에 어찌나 기뻤는지 선왕 에메사는 체통도 잊은 채 제 아들을 향해 즐거움을 표했다. 대신들도 의아하며 아까까지 자기네들이 권한 것이 그대로 받아들여져서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다만 제안이 있습니다.” 아세로크는 잠시 침을 꿀꺽 삼켰다. 늘 생각해온 부분이긴 했지만 정작 제 어머니나 저를 닦달해 왔던 대신들이 무어라 말을 할지 조금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우선 부딪히기로 했다. “저는 귀족이나 돈이 많은 이와 정략결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각 지방에서 능력 있는 여인들을 뽑아 후궁전에 두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