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이……건 좀 반칙인 것 같아요. 이렇게 막무가내로 우기는 게 어디 있습니까?” “난 그만큼 널 원하고 있으니까. 나 지금 굉장히 절박해.” 제국을 도탄에 빠트린 퀴라스 공작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퀴라스 가문을 몰살시키겠다는 복수심 하나만으로 용병의 길에 들어선 캐스케이드 검술의 마지막 후계자 카이라.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나 제 아버지를 죽이고 황위를 차지하고 싶다며 도와달라는, 퀴라스 공작가의 사생아 타르엔 퀴라스. 언젠가는 죽여야 할 남자의 손을 잡고 카이라는 간신히 미소 짓는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어디 믿어보기로 하죠.” 필요에 의해 잡은 손은 이내 놓을 수 없는 신앙이 되고, 승리를 위한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들개들이 차지한 제국을 돌려받기 위해, 그들이 물어뜯은 명예와 영광을 되찾기 위해, 지금, 늑대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