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행의 별 아래에서 태어났다. 멀쩡하던 마을이 물에 잠기고, 조금 전까지 묵었던 여관이 불탔다. "보통은…… 평생 운을 다 썼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신이 도왔다고 합니다." 살수가 날린 독침은 엉뚱한 곳에 날아가 박혔고, 마차가 폭발한 사고도 피해갔다. "자네, 아주 운이 좋구먼! 조금만 늦었어도 죽었어!" "기가막힌 우연이군.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신에게 버림받은 아이. 나는 불행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다. “내 옆이 네가 있어야 할 곳 아니었더냐.” 그런 내가 제국의 황후가 되다니. 이 나라 괜찮을까. * * * "먹어봐." "노아님은 안 드십니까?" "네가 먼저 먹어봐." 친절한 배려였지만, 평소답지 않은 태도였다.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니, 그는 매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상했을 수도 있지 않느냐." 지켜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상한 음식을 먹는 건 괜찮고? 그런 내 표정을 보고 노아는 느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놈은 운이 좋으니까.” 그게 뭔 상관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