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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그녀 이현서.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38화 2화 무료 36화 유료 (정가/판매가 화당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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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의 건물주, 설동하. 그 건물의 관리사무실에서 7년째 근무 중인 송시은. 그사이 그와 종종 다툴 때마다 그녀는 보란 듯이 사표를 던졌다. 한 번도 받아들인 적 없던 사표를 어쩐 일인지 이번엔 그가 넙죽 받아 챙겼다. “여긴 웬일이야? 그만둔 거 아니었어?” 동하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시은은 어물쩍 안으로 뒤따라 들어갔다. “어? 내가? 언제? 왜?” “더럽고 아니꼬워서 그만둔다고 할 때는 언제고?” “내가? 그런 말을 했어?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이건 기억나?” 동하가 책상에 앉아 서랍을 열었다. 그러고는 그녀가 제출한 사표를 내밀었다. “아니.” 시은은 기다렸다는 듯이 확 낚아채서 잔뜩 구겨 입안으로 넣었다. “야! 너 미쳤냐?” 그가 놀라 벌떡 일어났다. “왜? 뭐?” 그녀는 야무지게 사표를 씹으며 그를 보았다. “뱉어. 더럽게.” “더럽긴 뭘.” 비위 상한다는 표정으로 동하가 오만상을 다 찌푸렸다. 종이를 먹는 염소가 아니니 비위 상하기는 그녀도 마찬가지였지만, 시은은 끝까지 씹어 보란 듯이 꿀꺽 삼켰다. 동하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야, 물, 물.” 제대로 못 씹었는지 목이 메었다. 가슴을 툭툭 치며 손을 내밀자, 동하가 그 손에 물을 따라 내밀었다. “언제는 다시 돌아오면 네가 내 동생이라며?” “내가? 내가 그랬단 말이야? 헐,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말 나온 김에 오빠. 뱉은 말은 확실히 책임진다고, 내가. 오빠앙.” “…….” 시은은 빙긋 웃으며 콧소리로 말했다. 그런데도 동하가 반응이 없자 불쌍한 척까지 했다. “나갈까? 뭐, 건물주가 나가라면 나가야지, 내가 힘이 있어?” 어려서부터 시은인 내 사람이다. 그런데 한집에 산다고 남매 취급이라니! 동생이어야만 한다는 것과, 동생일 수 없다는 것 사이에서 감정의 폭풍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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